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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사한지 3개월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쓰는 회고
    기타 2023. 3. 31. 09:59

     

     
    눈떠보니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 퇴사한 지 100일이 넘었다. 2월까지 놀고 3월부터는 취업 준비와 구직을 시작하자는 생각이었는데, 3월 31일인 지금까지도 구직 활동은 안 하고 있다.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와 동시에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공부하다 보니 구직은 뒷전으로 밀리는 상태인 것...! 지난 시간 동안 내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지 쭉 정리해보고 싶어 글로 남긴다.  
     
     


    개발적인 일

    개인 프로젝트 진행

    React native, Nest.js, Typescript, Mongodb 등 이전에 아예 다뤄보지 않았거나 개념 정도만 알고 있던 기술들로 앱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수정해야할 부분이 많긴 하지만 목표로 했던 기능 대부분은 거의 완성됐다. 만들면서 기능을 추가하고 싶은 욕심이 나지만, 일단 기본 기능부터 완성시키고 배포한 뒤에 생각하자ㅠㅠ. 사실 프로젝트 중간에 2번의 이슈가 있었고(자잘한 이슈들 제외) 이 때문에 프로젝트의 방향성이 변경되고 개발 속도가 느려졌다. 그래도 이를 통해 배운 게 있으니,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련다!🐋
     
     

    알고리즘/자료구조 공부

    예전에 선물로 받은 책과 부스트코스의 '모두를 위한 컴퓨터 과학 (CS50 2019)' 강의를 통해 알고리즘과 자료구조에 대한 지식도 다시 한번 정리했다. 무료 강좌이고 강의량도 많지 않아 마음먹으면 일주일 안에 다 볼 수 있다.
    https://m.boostcourse.org/cs112/intro

    모두를 위한 컴퓨터 과학 (CS50 2019)

    부스트코스(boostcourse)는 모두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비영리 SW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m.boostcourse.org

     
     

    기술 블로깅

    개인 플젝 내용이나 그 외 공부한 내용은 기술 블로그에 꾸준히 기록하는 중이다. 공개한 글도 있고 숨겨놓은 글도 있는데, 숨긴 글들은 어느 정도 정리하고 오픈할 예정이다! 꾸준히 글을 작성한 덕분인지 작년 12월과 비교했을 때 블로그 방문자 수가 2배가 되었다!! 🎉✨🥳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더 영양가 있는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글 작성하는데 시간이 더 늘어나고 있다ㅎ...
     
     

    1일 1 커밋

    1일 1 커밋을 목표로 깃헙에 열심히 잔디 심는 중이다. 중간중간 빠진 날들도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진행하는 중...! 올해는 축구장 만들어보자고🌱
     


    개발 외적인 일

    싱가포르 여행

    혼자 떠난 싱가포르 여행이었고, 7박 9일 중에 이틀 빼고 다 비가 올 정도로 날씨가 별로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좋았다. 싱가포르라는 나라 자체가 여행하기 좋은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3년 만의 해외여행이라는 게 더 좋았다! 하루에 10000보 넘는 건 기본이고 최고로 많이 걸은 날은 22000보까지 찍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혼자 여행하다 보니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지 못했다는 것과, 영어를 좀 더 잘했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 (싱가포르 여행 다녀온 후기 글도 블로그에 작성하긴 했는데 비공개로 남겨두었다.)
     
     

    운전면허

    그 흔한 장롱 면허조차 없던 나는 '올해 면허를 따리라!'라는 생각을 했고 백수 기간 동안 이때다 싶어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봤다. 주변에서 운전면허 필기는 윤리, 도덕 문제를 판단하는 시험이라 그러길래 생각 없이 룰루랄라 하다가 시험 보기 2시간 전에 어플 설치해서 공부했다. 근데 기출문제를 보니 윤리랑 도덕이 아니던데요^_ㅠ 공부 안 했으면 시험장 들어가서 당황할 뻔했다ㅠㅠ. 어쨌거나 필기는 합격했으니 실기는 올해 말에 봐야지.
     
     

    영어 회화 공부

    올 초부터 영어 회화 공부를 시작했다. 영어 회화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계기는 퇴사 후 다녀온 여행이었다. '영어를 잘했다면 여행이 좀 더 재미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아 2023년에는 진득하게 영어회화 공부를 해보자고 다짐했고, 하루에 30분씩 공부하는 중이다. 실력이 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 하는 것보다 나을 테니 계속 꾸준히 해보겠다!
     
     

    독서

    나의 절망스러운 어휘력 수준을 끌어올려 보고자 독서를 습관화해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분야 상관없이 읽고 싶은 책을 사다 읽었다. (모아보니 다 소설책이네ㅎㅎ) 비록 3월에는 한 권도 못 읽었지만... 4월에는 1권이라도 읽어야지!
     
    밤의 여행자들 - 윤고은

    주인공은 재난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정글'이라는 여행사의 개발자이다. 회사에서 자리를 위협받는 상황 중에 상사의 권유로 폐지 위기의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여행에서 찝찝한 사건을 겪은 주인공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리에서 낙오된다. 여행 중 묶었던 호텔로 돌아온 주인공은 지역의 실제 모습을 마주하며 어떠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일단 '재난 여행 상품'이라는 것을 보고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재난과 여행이라는 단어가 이웃하는 게 이질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재난 여행 상품에 참여한 여행자들은 재난 현장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겠지만, 한편으로 제삼자 입장인 자신의 상황에 감사함과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여행 상품에 참여한 여행자들이 천박하게 보였다. 이와 다른 결으로 눈살 찌푸리게 하는 인물들도 등장한다. 바로 지역에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는 그룹과 그에 동조하여 또 다른 재난을 만드는 자들이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사람의 목숨 따위는 하찮게 생각하고,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소품으로 사용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정도를 지나친 욕심이 얼마나 추해보일 수 있는가 생각했다. 
     


    파과 - 구병모 

    '60대 여성 킬러'라는 단어의 조합이 신선해 구매했다. '이것도 내 고정관념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할 만큼중간중간 신선한 요소들이 있었다. 책 내용도 흥미로웠으나, 낯선 단어가 많이 나와 단어의 뜻을 찾아보며 읽는 재미도 있었다.
    책 제목이 왜 파과일까 생각했다. 검색해 보니 파과의 뜻은 '흠집난 과실'이라고 한다. 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는 상품성 있는 과일로서 사람들에게 소비될 수 있다. 낙하하여 흠집이 생기면 배고픈 동물들에게 양식이 될 수 있고, 그보다 더 시간이 지나면 썩어서 주변 식물들의 영양분이 될 수도 있다. 시간이 흘러 변화가 생겨도 과일이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난 이게 책의 주인공인 '조각'과 같다고 생각했다. 조각은 살인 청부업을 하며 거칠게 살아왔지만, 어린 토우에게 약을 곱게 빻아 전달해 준 순간, 리어카에서 폐지를 떨어트린 노인을 도와준 순간이 그녀 안에 있는 온정 있는 성품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물론 소설 속이니까 이렇지, 실제였으면 살인 청부업자가 온정 있는 성품이라고 좋게 보지는 않을 것이다)
     


    완전한 행복 - 정유정

    재밌다고 추천받아 산 책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완전한 행복을 만들기 위해 어떤 짓도 다 하는 여자와 그 여자 주변의 인물들의 이야기로, 완전한 행복을 위해서는 무언가를 더하는 게 아니라 불행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믿는 여자가 등장한다. 평소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단어로 무언가를 구분하는걸 안 좋아하지만, 자신의 아버지와 전 남편, 현재 남편의 친아들, 전 남자친구를 죽이면서 행복을 꿈꾸는 건 비정상으로 보였다. 특히나 소설에서는 여자의 심리상태가 거의 묘사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더욱 여자가 이해 안 되고 사이코처럼 느껴졌다. 완전한 행복은커녕 행복과 완전히 멀어진 여자의 결말을 보았지만, 속 시원하지 않았던 이유는 여자한테 죽임 당한 인물들 때문이었다. 소설 속의 세계에서는 법적 처벌이 정당하길 바랄 뿐이다.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싱클레어는 어린 시절 '척했던' 잘못 때문에 크로머라는 불량배에게 약점을 잡혀 갈취와 협박을 당한다. 이 상황에서 데미안이 싱클레어를 구해준다. 데미안은 크로머로부터 그를 구해준 것뿐만 아니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길도 열어준다. 시간이 흘러 싱클레어가 다른 지역으로 학교를 갔고, 그곳에서 방황하면서 데미안과도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러던 중 싱클레어는 어떤 여성을 보고 그녀에게 반해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베아트리체의 모습을 그림 그렸으나 결과물은 그녀의 모습이 아니었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에게 알에서 나오는 새를 그려 편지를 보냈고, 그로부터 답장을 받는다. 답장에 쓰여있던 아브락사스 신에 대해 생각하던 싱클레어는 교회 반주자인 피스토리우스를 만난다. 그와 여러 번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으나 피스토리우스와도 헤어지게 된다. 싱클레어는 다시 데미안을 만나고, 그의 어머니와도 마주하게 되는데 그녀의 모습은 자신이 그림으로 그렸던 이상형의 모습과 똑같았다. 데미안의 어머니는 다양한 사람들을 알고 있었는데 그들은 '일반적이고 평범한'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아니었으며 데미안과 싱클레어 역시 이 무리에 속했다. 그러던 중 전쟁이 터지고 데미안과 싱클레어는 참전한다. 전쟁에서 싱클레어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눈을 떴을 때 비로소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내 수준이 낮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이 유명한 책을 다 읽고 처음 든 생각은 인생 참 복잡하게 사는구나였다. 화자인 싱클레어는 유년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걱정한다. 감정은 어찌나 들쑥날쑥인지 슬퍼했다가 절망했다가 기뻐했다가 난리도 아니다. 그래도 유명한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싶어 소설이 출간된 시대를 살펴보았다. 출간된 시점은 1919년도,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직후였다. 전반적인 사회 재건과 일상 복구를 위해 힘쓸 상황에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 끊임없이 고찰하는 글이라니. 당시 사람들에게는 정말 말 그대로 소설이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이 나왔을 때 엄청난 반응을 일으킨 걸 수 있겠다. 사실 현대에서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좋은 집과 좋은 차를 끌고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요즘 시대에서 자기 내면의 세계로 파고드는데 많은 시간을 쏟는다는 게 쉬울까?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현대 사회에서 역시 데미안은 소설같은 이야기이긴 하다. 
     


    채식주의자 - 한강
    한강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정보만 가진 채로 구매한 책이다. 제목만 알고 있을 때는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잔잔할 것이라 생각했다. 읽으면서 내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물음표와 느낌표가 여러 번 떴다. 내가 맨 처음 제목에서 느꼈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라 당혹스럽기도 했다. 총 3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장에서 중심이 되는 인물들이 다르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살면서 억압받고 이를 표출하지 못한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사실 앞 2개 장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라 맨 마지막 장의 결말이 잘 기억 안 난다) 어느 순간 이들이 꾹꾹 참던 것이 밖으로 표출되는데 그 모양새가 기괴하고 역겨웠다. 이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사람들도 발생하는데, 상처를 준 사람들도 과거 어느 시점에는 피해자라는 점에서 책을 덮은 뒤에도 뭔지 모를 찝찝함이 느껴졌다.
     
     
     
    쉬는 동안 너무 쉬기만 했나 싶었는데 정리하고 보니 마냥 논건 아니어서 나름 시간을 잘 보냈구나라고 생각된다. 가장 큰 수확은 개발에 대한 흥미가 다시 살아났다는 것! 4월에는 어플 배포하고 구직 활동도 슬슬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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